의당공 효자비문록(毅堂公 孝子碑文錄)

의당공 효자비문록(毅堂公 孝子碑文錄)

하동은 서울과의 거리가 매우 멀어서 아직 한번도 가보지 못했지마는 그곳 출신의 훌륭한 친구들중에 몇사람을 알게되니 수십년간 가까이 사귀었다. 그사람 가운데 어떤분은 진실된 행실이 있는분도 있고 어떤 가운데는 조상들이 훌륭한 업적을 남긴이도 있다. 진실된 행실로 인해 그 고을 사람들이 또한 기쁘게 이야기 하면서 칭송하는 일이나 조상들의 훌륭한 업적을 그 자손들이 또한 잘이어 받고 있는 일들을 자세하게 듣지 않음이 없었다. 자세히 듣고 난 후에 그 실상을 믿었고 믿은 후에 그 훌륭함을 사모하였고 후에는 그 일들이 흔적없이 사라져서 현참되지 않음을 애석하게 생각했는데 효자 김수직공의 일이 바로 그것이었다. 이에 기묘년 봄에 성상께서 들으시고 그일을 가상히여겨 자승지의 증직을 내릴 것을 명하셨고 갑신년 봄에 또 정문을 세워 표창하기를 명하셨으니 대게 그 고을 선비들의 이론이 비로소 열려 들어나게 되었고 또한 그 자손의 정성과 효성스런 생각이 마침내 진실로 이루어지게 되어 이는 더욱 흠모할 일이라하겠다. 공의 맏아들 낙중은 나와 더불어 서로 가장 오래 되었는데 그가 병으로 생을 마칠때 그때까지 증직이 내리지 않은것을 유감으로 여겼었다. 이제 그 아들 학권이 감개무량하여 영광스러움과 슬픈 마음으로 비석을 세움으로서 내가 그일을 매우 소상하게 들었을것이라고 하면서 기문을 부탁하니 또한 어찌 감히 사양하겠는가 공은 어릴적부터 타고난 효성이 지극하여 한점의 고기나 한알의 과일이도 반드시 품에 지니고와서 부모님께 드렸고 장성하여서는 애써 농사를 지어 부모님께 맛있고 먹기좋은 음식을 마련해 드렸다. 여름에는 생선을 찬샘에 간수하여 상하지 않게 하였고 겨울에는 죽과 미움을 작은 솥에 넣어 식지 않도록 불지피는일을 끊이지 않았으니 이는 부모 봉양에 정성을 다하는일로서 모든 사람들이 따를만한 일이였다. 아버지께서 일찌기 겨드랑이에 종기를 앓으셨는데 의원이 제릅으로 종기의 깊고 얇음을 살피다가 그르막의 종간이 부러져 나으지 않아서 침으로 빼낼수 없고 약으로 끌어 낼 수 없었다. 공이 이에 입으로 십여일동안 계속 빨아낸 결과 제릅이 혀끝에 따라 나왔고 종기도 마침내 나았다. 어머님이 노쇠하여 십년동안 병을 앓으셨는데 공은 밤낮으로 애를 태우다가 대문 문짝에 자신의 손가락을 쳐서 어머님 입안에 피를 쏟으니 목안에 윤기가 생기고 폐가 맑아졌음인지 갑작스레 병세가 나아져 건강을 되찾았다. 이는 환자를 간호하는 절박한 마음으로 종기를 빠는것이 위에 해롭다거나 손가락을 상하게 하는것이 신체를 상하는 일이라는 것도 깨닫지 못하고 한 것으로서 모든 사람들이 이행하기 어려운일이다. 부모님의 전후상사에 매일 성묘를 하면서 비록 모진 추위 심한 더위 거센 바람 궂은 비에도 일찌기 하루도 패한일이 없었다. 삼년상을 마친 뒤에도 돌아가신 달을 맞을때마다 그달의 초하루부터 소찬으로 밥을 먹으면서 기일까지 계속하였고 삼일이 지난후에야 그쳤으니 이는 모든 사람들이 따를 만한 일이다. 묘소를 가는 길이 돌이 많고 험하여 자빠지고 넘어지기 쉬웠다. 하루밤사이에 사립문에서 무덤 축대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길이 실같이 이어져 흙을 대패질하여 돌을 묻은것 같이 되었고 또 좋은 산소의 징조가 굼속에 나타났으니 이는 천지신명이 감을 하여 말없는 가운데 나타난것으로서 또한 모든 사람이 본받기 어려운 일이였다. 아 공이 효성을 다한것은 모든 사람들이 따를수 있고 미칠수 있는 것에서 출할하여 마침내 행하기 어려운 일을 행할 수 있었고 이루기 어려운 일을 이루는데에 이루었으니 온 고을 사람으로서 이 정문 아래로 지나가는 이는 숙연하게 공경하는 마음을 일으키고마는 따를 수 있고 미칠수 있는데도 오히려 하지 않는다면 어찌 이 정문 앞에서 부그럽지 않겠는가라 할것이다. 나는 장차 하동 사람들이 김공의 일을 들어서 집집마다 증자와 민자건과 같은 효자들이 나타날것을 볼 것으로 믿는다.